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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생님의 편지 ( 형제가 있는 아이들 키우는데 많이 도움이 될듯...)

SOHO허브 소호사무실 용인비상주사무실 2009. 9. 1. 10:59

얼마전, 큰아이가 동생과의 갈등과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힘들어 하는것 같아

담임선생님께 조언을 구하는 메일을 보냈더니

지난 주말에 아래와 같이 회신을 주셨네요.

 

덕분에 참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반성하며 보낸 주말이었습니다.

아이의 형제와의 갈등,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실것 같아 좋은 내용, 함께 공유하고 싶어 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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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Pax  et  Bonum (평화와 선)

 

oo이 어머니

메일 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신이 늦은점 깊은 양해를 구합니다.

 

  oo이가 학기초보다 얼굴이 어두워진 느낌을 받아 고민이 있으면 얘기해 달라고 일기장에 적은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고맙게도 편지를 바로 써 주더군요.

학기초를 떠올리면 oo이 얼굴은 늘 밝고 재미있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사고도 긍정적이었구요. 제게 선뜻 고민편지를  쓴것을 봐도 마음은 긍정적인 아이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아이들도 누군가와 비교 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

어른들이 생각할 수도 없는 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상처'라는 표현이 심하게 들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그 표현도 약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어른의 입장에서는 객관적이고 보편적으로 사고가 가능하므로

원인과 결과를 따져서 이정도면, 이러한 이유가 있으므로 합당하게 여겨지지만

아직 초등학교 3학년은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남아있습니다.

 

즉, 사건들을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이지요.

이유를 설명하기보다는 oo이가 느끼는 감정을 공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아이들에게는 누군가와 똑같이 사랑받는 다는 말조차 부당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더 사랑받는 존재이여야 하기 때문이지요.

즉, 동생은 동생대로 엄마에게 더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고,

oo이도 oo이대로 더 사랑받는다고 느껴져야 합니다.

 

너희 둘 똑깥이 사랑한다는 표현은 부족합니다.

그렇게 자신이 더 사랑받는 존재라고 느낄 때, 자신의 사랑을 동생에게 나눌겁니다.

아직까지 oo이가 자신은 동생보다 더 사랑받고 특별하게 대우받는다고 여겨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생각은 어머님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현실상, 시간적-상황적으로 어려울 듯 싶습니다.

예를 들면 주말에 동생은 집에 있고,

oo이만 아버지와 함께 oo이가 원하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습니다.

아마도 정말 좋고 재미있는 곳에 자신만 데려 간다고 느껴지면

오히려 다음에는 동생도 함께 오자고 할 겁니다.

 

  공부에 대한 것은 학교라는 곳을 다니는 한, 시험이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스트레스의 정도일 뿐 분명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중요한것은 스트레스에 어머니의 시선을 돌리지 마십시요.

아이는 금방 눈치를 챕니다. 자신감에 촛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늘 자신감을 돋우어 주어야 합니다.

(특히, 이번 기말고사는 전반적으로 아이들의 성적이 낮게 나왔습니다.

학교 전체분위기가 아이들이 많이 주눅들까봐 선생님들도 걱정하고 있습니다. )

 

아이가 느껴지기에 자신은 언젠가 분명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존재라는 각인이 필요합니다.

틈나는 대로,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잘했다'는 표현과 '넌 할 수 있어' 라는 표현을 많이 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때문에 그냥 아이가 하고싶은대로 놔두는 것은

자칫 공부라는 것이 스트레스 받는 일이라는 인식으로 될 수 있습니다.

 

학교 시험만이 공부가 아니므로 공부에 대한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지도록 해 주십시요.

그냥 본인이 놀고싶은대로 자유롭게 해주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다양한 기회를 가지도록 유도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문구점에서 파는 장난감 개구리알도 사주고,

정말 진짜 개구리알이 어떤지 시골에 함께 가서 구해보고 비교해 준다면

아마도 정말 멋진 공부가 될 것입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아이들이 참된 공부의 맛을 느끼면

그 뒤 스스로 책도 찾아보고 생각하고 연구해보는 습관이 들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원, 과외를 안하는 대신 정말 부단히 아이들의 사고를 확대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만들도록 힘겨운 노력을 하셔야 합니다.

 

  oo이가 혼자서 알람시계를 맞추어 놓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학습지를 풀었다면 정말 대단한 겁니다.

그 때 엄청난 칭찬 및 보상을 해 주셨어야 합니다.

 

그랬다면 그 좋은 습관을 평생 간직하게 되고 동시에 엄마에게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어머니가 보시기에 기특하다고 생각되는 행동, 표현을 한다면 지체없이 칭찬해 주시고

말로뿐만 아니라 어머니 표정안에 정말 대단하고 너무 기쁘다는 모습으로 꼭 안아주셔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학부모님들은 대부분 100점 시험지를 가져오거나

'금상'이라고 찍힌 상장을 가져왔을 때만 그러한 기쁨의 포옹을 해 준다는 것입니다. 

 

 쓰다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일단, 제1편, 전반적인 상황부터 이정도로만 말씀드립니다.

학교생활에 대한 궁금하신점들은 다시 시간을 내어 조만간 회신해드리겠습니다.

제2편을 기대하시고, 정말 정말 행복한 주말 되십시요.

 

                                   oo이를 사랑합니다. 담임교사 ooo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