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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SOHO허브 소호사무실 용인비상주사무실 2009. 4. 1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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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으로 쏠리던 시중자금이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내는 투자처를 찾아 방향키를 틀고 있다.

계속되는 초저금리에 극심한 피로감을 느낀데다 최근 주식 등 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투자처 역시 채권, 저축은행 예금, 수익성 부동산, 골프장 회원권 등을 망라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14일부터 판매한 연 5.7%짜리 후순위채에는 하루 동안 2천94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작년 11월 국민은행이 내놓은 연 7.7%의 고금리 후순위채가 첫날 1천113억 원어치 팔린 것에 비하면 팔려나간 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르다.

현대증권이 지난 6일 선보인 A등급 이상 회사채 5종(대우조선해양 등)은 일주일도 안 돼 1천100억 원의 한도를 소진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당초 판매 기간을 한 달 가량으로 잡았는데, 며칠 만에 다 팔려서 깜짝 놀랐다"며 "매매 수익률이 연 6.2∼8.3%로, 3%대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아 개인들도 많이 산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저축은행들도 최근 예금 금리를 연 5%대로 올리면서 시중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도 돈이 돌기 시작했다. 국민은행연구소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매매 가격은 3월말 이후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의 아파트값이 주간 단위로 상승한 것은 작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2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3조3천163억 원이 늘어나 월중 증가액으로는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06년 11월(4조2천억 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가와 골프장 회원권 등 비교적 큰손들이 찾는 `틈새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에이스회원권 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회원권 가격은 작년 말보다 평균 29% 상승했다.

서춘수 신한은행 강남 PB센터장은 "부자 고객들을 중심으로 수익성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일부 고객은 강남에 30억원대 상가가 급매물로 나오면 연결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주식 직접투자시장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속속 몰려들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작년 말 9조3천363억 원에서 이달 13일 기준 15조6천524억 원으로 올해 들어 6조3천161억원이나 증가했다. 고객예탁금이 15조 원대를 넘어선 것은 2007년 7월 말 이후 1년 8개월여 만이다.

고객예탁금이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돈이나 주식을 판 뒤 찾아가지 않은 돈을 말한다. 통상 고객예탁금의 증가는 주식 매입을 위한 대기 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져 실제 거래를 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주식 활동계좌 수도 10일 기준 1천272만8천356개로 올해 들어 29만8천659개 계좌가 늘어났고, 이달에는 7만5천여 개가 증가했다.

교보생명 재무설계센터 김창기 웰스매니저는 "유동성 공급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자산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돈이 움직이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돈의 방향성을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